9월 내내 태풍이 잊을만하면 왔고, 엄마와의 경주여행 때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일기예보가 바뀌기만을 바랬지만 출발 당일까지 태풍은 진로를 꺾을 생각이 없었고...
그냥 비바람이 너무 많이 오지 않기만을 바라며 서울역에서 KTX를 탔다. 서둘렀더니 30분이나 일찍 도착해서 롯데리아에서 모닝 세트란 걸 먹었는데 저렴한 가격에 속을 채워주기 적당했다.
황리단길의 한옥 숙소인 시우와당 2층을 예약했다. 조식때 나오는 떡갈비가 그렇게 맛있고 1층보다는 2층이 낫다고 하는 평이 있었다.
숙소는 생각보다 아담해서 두명이 꽉 차는 크기였고 뷰는 막 멋지다 보다는 나쁘지 않은 느낌... 떡갈비는 소문대로 정말 맛있었다.
신경주역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숙소를 가서 짐을 맡긴 후 점심을 먹을 식당을 물색했다.
찍어둔 곳은 많았지만 주말의 황리단길 식당은 어딜 가도 웨이팅이 있기 때문에... 운 좋게 숙소 바로 옆인 여미온이 5명 밖에 웨이팅이 없어, 테이블링으로 예약을 걸어놓고 근처를 구경하기로 했다. 진짜 사람이 발에 채일 정도로 많았다.
근처 소품샵을 구경하다보니 벌써 2명밖에 안 남았으니 와서 대기하라고 카톡이 와서 다시 헐레벌떡 돌아갔다.
야외 정원이 한 눈에 보이는 커다란 창문 앞 자리로 안내받았는데 뷰가 무척 좋았다. 우리가 시킨 메뉴는 육회 비빔밥과 고기 비빔밥... 고기 비빔밥은 예상되는 평범한 맛이었고 육회 비빔밥이 맛있었다!
다 먹은 후 본격적으로 황리단길을 구경하러 나섰다.
경주 십원빵과 황남쫀드기... 사실 기대 안 했는데 정말 괜찮았다!
특히 십원빵은 관광지에서 많이 보던 겉모양만 다르고 안은 팥으로 채운 평범한 빵인 줄 알았는데, 겉 빵반죽엔 새우가루같은 걸 넣었는지 향긋한 냄새가 나고 안엔 큼직한 모짜렐라 치즈를 두 덩이 넣어 꽉 채웠다. 하나 사서 나눠먹을까 하다가 엄마랑 각자 하나씩 먹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황남쫀디기도 우리가 어릴 때 먹었던 불량식품...과 모양과 MSG는 비슷하지만 매콤달달해 맥주 술안주로 딱인 간식이었다. 역시 쫀맥 세트도 팔더라ㅎㅎ
황리단길을 서성이다 체크인 시간이 되어 숙소로 돌아가 체크인하고 다시 본격적인 경주 여행길에 나섰다.
대릉원과 천마총 입장료 3천원.
넓은 부지에 커다란 무덤이 세,네개 정도 있고 자그마한 천마총 박물관이 있다. 이 때부터 날씨가 약간 꾸물꾸물해서 바쁘게 걸어다녔다.
이 다음 사이시옷에서 하는 물오름달 열닷새 라는 야외 방탈출 프로그램을 할 생각이었는데,
꽤 걸어서 엄마가 힘들어하기도 하고 날씨도 점점 더 안 좋아져서 그냥 카페에서 쉬다 중앙시장 야시장에 놀러가기로 했다
날씨가 안 좋아선지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는데 2층에 전세내고 편하게 쉬었다. 신축인지 굉장히 깨끗하고 사장님이 아주 친절하셨다. 커피맛도 좋음. 특히 시그니처라고 하는 달달한 초당옥수수라떼가 특이하다.
경주 중앙 야시장은 저녁6시에 오픈인데 딱 오픈 시간 맞춰서 갔더니 80%정도 오픈하고 있었다. 일반 시장도 굉장히 규모가 컸다.
만원을 내면 도시락그릇 하나를 주고 4개 음식을 담을 수 있는 '만원의 행복' 이란 게 있었는데, 양이 적어보여서 우리는 그냥 낱개로 두 개를 시켰다. 막창과 눈꽃돼지철판구이... 둘 다 맛있었다. 근처 마트에서 맥주 두 캔을 사다 같이 먹었다.
마지막 코스인 첨성대와 동궁과월지 야경. 이 곳은 꼭 야경으로 봐야 예쁘다고 해서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고 있어 발을 부지런히 놀렸다. 대릉원에서 빠른 걸음으로 15분 정도 걸면 도착하는 차 타기엔 애매하고(택시가 잡히지도 않았을 것) 엄마와 걷기엔 좀 멀고 해서 마음이 급했다. 대릉원을 지나 가는 길에 꽃밭도 있고 예쁜 것 같았는데 밤이라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역시 밤이라 더 아름다웠던 동궁과월지!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빗방울이 심상치 않아 얼른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우산이 막 뒤집히고 본격적인 태풍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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